'뱃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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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8-02-27 21:29 조회3,972회 댓글0건본문
화성신문/기사입력/2018/02/21[18:15]
‘뱃살’
10년 전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내게 남은 것은 뱃살과 몸무게의 늘어남이다. 뱃살이 빠지지 않더니 몸무게가 50킬로그램에서 지금은 80킬로그램이 나간다. 나는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둔한 불편감뿐만 아니라 몸이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겨서 힘들다.
특히 견디기 힘든 것은 남편의 지적이다. 남편은 여자가 몸 관리를 하지 못하고 몸무게만 늘어나니 집에 들어오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내게 말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남편으로부터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남편은 아내인 내가 뚱뚱해서 자신이 보기 싫은 모습이라며 이제는 아내인 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인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TV만 쳐다보고 차려놓은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남편은 집안에 들어올 맛이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도 귀찮고 짜증난다며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럴 때 내 마음은 무척 슬퍼지고 괴롭다. 하루종일 집안일과 아이를 돌보는 것도 힘들지만 내 자신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내 몸 상태가 더 괴롭다.
나는 며칠 전 병원을 들렀다. 의사는 내게 갑상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는 내가 내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그것에 대해서 남편과 함께 나누어야 하는데 남편과 나의 아픔을 함께 나눌 마음이 없다. 그냥 아픈 이대로 남편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내가 의지해야 하는 남편은 오로지 나의 외모에만 관심이 있다. 아이를 출산한 후 날씬한 몸매를 유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고 꼴보기 싫다는 것 외에는 나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남편은 왜 내가 이토록 몸에 이상이 왔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갑상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남편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외롭고 혼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멀리멀리 떠나고자 한다. 나는 내가 가장 힘들 때 나와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단절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내 자신이 스스로 관계에 적극적이기보다는 수동적이며 떠나고자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본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슬픔과 외로움은 나의 선택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후 자신의 신체에 대한 변화에 민감할 수 있다.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는 몸무게 조절이나 신체의 자기 관리에 큰 문제가 없었더라도 출산한 후에는 온 몸의 변화를 격은 후라 마음만큼 몸 관리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이때 몸에 병이 와서 몸의 이상이 오면 심한 혼란의 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에 배우자로부터 받는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안정감을 주고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된다. 반대로 배우자로부터의 상처는 심각한 분노나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배우자로부터 경험하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배우자의 반응에 상처로 인식하는 자신과 그 상처에 어떠한 사고와 감정의 틀안에 들어와 있는지 관계의 패턴을 알아차린다면 자신의 삶을 좀 더 넓고 크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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