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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용서가 아니라 받아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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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7-16 22:44 조회6,94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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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용서가 아니라 받아들임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7. 14)


  지난밤 남편은 결국 자신이 외도한 것을 아내인 나에게 시인했다. 나는 그토록 듣고 싶지 않았고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에 내 자신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도 남편이 아니라고 그 여자와 모텔에 가지 않았다고 굳게 거짓말 해 주기를 바랐는데 남편은 나의 추궁에 미안하다고 연신 미안하다고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단지 실수였다고 눈물 콧물 흘리며 나에게 용서를 빌었다.

순간 내가 왜 남편의 휴대폰을 뒤져 보았는지 후회스럽다. 그냥 모른 체 아무것도 모르게 내가 믿고 싶은대로 남편을 의심하지 말고 가만히 있을 걸…
 
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척추가 무너지며 아이들이 산산이 흩어지듯 사라지는 나의 모든 존재들이 스쳐 지나간다. 15년을 믿고 살아온 남편이 이토록 밉고 또 밉다. 머리는 머리대로 가슴은 가슴대로 팔다리 또한 따로 따로 흩날리는 바람에 방안 가득 허물허물 제 각각 무너지며 방향을 잃고 헤매며 찢어진다.

남편은 나에게 잘못했다고 연신 소리치고 울고 있다. 왠지 낯설고 이상한 짐승이 울부짖으며 부부가 가져야 할 신뢰를 온 몸으로 뭉개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소리치는 괴물처럼 보인다. 귀에 들리는 소리는 괴물의 울음소리와 남편에 대한 신뢰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뿐이다.

이제 사춘기에 들어선 딸과 아들은 어떻게 하지! 그동안 앞만 바라보며 살아온 내 인생은 억울해서 어떻게 하지! 내 발목을 붙들고 울부짖는 남편이 연신 쏟아내는 말은 “여보 난, 당신밖에 없어. 미안해!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 나에게는 당신밖에 없어.” 소리치며 미안하다고 울부짖는 남편이 징그럽다.

몇 시간이 지나고 멍하게 천장만 바라보던 나는 고개를 돌려 조용해진 남편을 쳐다본다. 남편이 왠지 안쓰럽다. 남편을 용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나보다. 남편을 믿고 싶다. 그 여자와 모텔에 가서 잠을 잔 것이 단순히 실수였다는 말을 굳게 믿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남편에게 물어본다. 정말 그 여자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거 맞냐고? 남편은 그렇다고 당연히 나를 더욱 사랑한다고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나에게 애걸하며 쳐다본다. ‘이 남자가 왠지 불쌍하고 측은하다.’

다음날 아침 왠지 모를 억울함과 분함이 올라온다. 미친 듯이 운전대 잡고 도로를 달린다. 그리고 혼자 울며 소리쳐 본다. 가슴에 두꺼운 철판이 들어갔는지 가슴에 멍이 들도록 내리쳐 보지만 쿵쿵 부딪치는 소리만 나고 시원해지지 않고 답답하다.
 
못난 남자를 사랑하기에 용서해 보려고 애를 쓰다 보니 내 가슴이 아프다. 이제는 나를 위해 울고 또 울어주어야겠다. 먼저 깨어진 부부의 신뢰에 대한 아픔을 인정하고 충분히 내가 겪은 아픔을 알아주고 격려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내가 사랑한 내 남편에 대한 나의 신뢰에 대한 내 믿음에 내 가슴으로 받아들이자. 이것은 또 다른 복수로 이어지는 용서가 아니라, 부부의 신뢰를 회복하며 미래의 행복한 삶을 향하여 나아가는 받아들임으로 품어주는 사랑을 회복해 새로 시작하자. 내가 살기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을 받아들이고 품어 주리라.


댓글목록

아름답고싶다님의 댓글

아름답고싶다 작성일

이분 만나고싶네요.....존경스러워요
ㅠㅠ 난 어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