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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가장 무책임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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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6-18 22:09 조회3,4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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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가장 무책임한 사람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6. 2)
 
아버지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오실 때 매일이다시피 술에 취해서 집에 들어오신다. 어머니는 이러한 아버지를 보면서 매번 잔소리를 하신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폭력이 시작되고 형과 나는 어두운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소리내지 않고 공포에 시달리다 그대로 잠든 때가 많았다.

그러한 날들이 지나 어느 듯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형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형의 심부름꾼이 되었고 형의 화풀이 대상으로 늘 형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가 되었다.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시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하여 늘 우울한 모습으로 신세한탄만 하였기에 나는 형으로부터의 폭력을 하소연할 때가 없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였다. 열심히 공부하여 이 집을 벗어나리라 결심하였고 다행히 대학을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대학생활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혼자 공부를 하였다. 새벽 6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교 10시 수업에 결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힘들고 지친 몸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학교를 가면서 집을 벗어난다는 것도 좋았지만 내 힘으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보람도 있어 나의 20대의 삶은 20대 이전의 가족과의 삶보다 활력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 후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은 꿈들이 생겼다. 돈을 많이 벌어 부자도 되고 싶었고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 결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불행은 회사에 입사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첫 월급을 타는 날 어떻게 알았는지 아버지, 어머니, 형이 나를 찾아왔다. 각자 다른 시간대에 회사로 찾아와 돈을 요구하였다. 나는 회사직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했기에 얼른 돈을 주었다. 이러한 일은 매달 일어났고 나에게 남는 돈은 거의 없었다. 가족이 회사가 아닌 곳으로 온다면 차라리 소리라도 지르겠지만 회사 앞으로 찾아와서 나의 입장이 난처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가족들의 비열함이 화가 난다. 이제는 스스로 버틸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를 그만두고 싶기도 하고 내 자신이 비참하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일방적인 요구는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과정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건강하지 않은 관계에서는 각자의 경계선을 우선으로 그을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이 건강하게 바로 섰을 때 가족을 도울 수 있다.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을 돕는 것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가장 무책임한 사람이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스스로의 보호와 각자 건강한 분리가 되었을 때 그다음 적절하고도 건강한 거리가 유지되는 관계가 된다. 그때 비로소 서로 적절한 거리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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