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 살아온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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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4-09-17 20:16 조회3,120회 댓글0건본문
| 하고 싶은 대로 살아온 대가 |
| 윤정화의 심리칼럼(2014. 9. 15) |
동료들과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일을 몇 년을 하다 보니 이젠 집에 오래 머무르는 주말이 불편해졌다. 주말에 모처럼 집에 있는 시간이면 아들은 TV를 보다가도 내 옆을 슬그머니 피해 아들 방으로 들어간다.
아내와의 대화는 침묵이 일상화 되었다. 아들은 엄마와 무슨 말을 하고서는 밖으로 말없이 나가고 아내는 그 뒤를 따라 밖으로 슬쩍 나가버린다. 그러고 보니 아들이 초등 고학년이 되도록 함께 놀이공원에 가본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아내와 함께 쇼핑이나 영화구경을 해 본지가 결혼 후에는 없었던 것 같다.
멀리 아주 멀리 멀어져버린 가족이란 이름이 된 것 같아 찬바람이 집안 공기만큼이나 가슴을 휘감고 돈다. 평일에는 동료들과 술 마시고 집안에 늦게 귀가하고 주말에는 사회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골프모임에 열심히 뛰어 다녔다. 결혼생활 10년이 넘도록 아내와 아들이 내게 무엇인가 메시지를 보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온 세월의 대가인 것 같다. 동료들과 늦도록 술을 마시고 나면 허전한 마음이 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시고 이야기하면서 채울 수 있을 줄 알고 어울리며 마음을 나눴지만 언제나 끝은 좋지 않았다. 주말에 골프모임과 더불어 이어지는 2차 3차의 모임은 인간관계라 생각하여 열심히 어울렸다. 하지만 이 또한 끝이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마음이 허전하여 채우고자 했던 젊음의 시간들은 오히려 더 큰 구멍과 실망들로 인하여 사회생활을 핑계로하는 인간관계에서 돌아서고자 한다. 그리고 가정으로 돌아와 안정감을 갖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자 아내와 아들에게로 향하고 싶다. 하지만 아내와 아들은 한편이 되어 나를 피하고 있고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들을 볼 때는 가슴이 탁 막혀온다.
자존심을 버리고 아내에게 다가갔다. 함께 취미생활도 하고 싶고 아내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싶다고 말을 꺼내 본다. 아내는 냉담한 얼굴로 자신은 함께 하는 것 보다 조용히 혼자 쉬고 싶다고 한다. 아들은 아빠라 부르는 것조차 어색한지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다가 묻는 말에 고개만 끄덕한다. 이미 늦은 것은 안다. 그래도 이제라도 마음을 열고 아내와 아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거절감은 버림받음과 같은 좌절감과 포기하고 싶은 절망감이 스며든다. 외롭고 허한 가슴을 가족으로부터 위로받고 싶고 이제라도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중년이 되었을 때 남성은 외부로 향하던 에너지가 안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외면당하는 소외감은 존재의 패배감으로 이어진다. 만약 안으로 향하던 에너지가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또 다른 방황으로 이어지고 스스로 소진되고 소멸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자 방황과 타락의 끝을 향하게 된다. 이제라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위하여 스스로를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하며 가족으로부터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가야한다. 인간의 인격에는 일치성이 있어야 하며 젊은 날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자신과 타인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아야한다.
무괴아심(無愧我心):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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