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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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5-04-30 19:24 조회3,419회 댓글0건본문
| “딸 밖에 없어” |
윤정화의 심리칼럼(2015. 4. 27) 10살 아들과 눈이 마주쳤다.
아들은 엄마를 외면하고 돌아서서 자기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잠시 후 배가 고프다고 누나한테 말을 한다.
부엌에 있는 엄마를 외면하고 누나한테 말하는 것은 이미 엄마하고 말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이다.
잠시 후 식탁에 저녁을 차리고 밥을 먹자고 엄마가 가족들을 부른다.
엄마를 외면한 아들도 식탁으로 나와 밥상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밥만 먹는다.
엄마는 슬프다.
언제부터인지 아들을 바라보는게 힘들어졌고 아들은 몇년전 엄마의 눈치를 보다가 이제는 아예 아들 자신이 먼저 엄마를 무시하는 현상으로 돼 버렸다.
엄마의 마음은 언제나 가족이 우선이고 자녀가 우선이었다. 하지만 가족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아빠와 자녀는 서로 가깝지만 엄마는 늘 외톨이가 돼있다.
엄마는 그럴 때마다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혼자 TV를 보곤 했다.
이렇게 산 지 몇 년이 지나고 나니 가족들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엄마를 제외한 아빠와 자녀의 목소리만 들리는 집안분위기가 됐다.
엄마는 속상하고 답답하다.
마음은 남편과 자녀를 향해 늘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데 결코 그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마음은 남편과 자녀를 향하여 웃으며 다가가고 싶은데 늘 경직된 얼굴이다. 마음은 함께 웃고 놀고 어울리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입만 꾹 다물고 살아왔다.
엄마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어린시절 아빠의 재혼으로 새 엄마와 함께 살게 됐다. 그러면서 아빠는 자신의 딸 보다는 새로이 맞이한 아내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
딸은 학교에서 시험성적이 좋아 자랑하고자 아빠와 새 엄마에게 시험지를 내 밀었는데 아무도 칭찬을 해 주지 않았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부모님께 모두 갖다 드렸지만 아무도 칭찬해 주지 않았고 고맙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여 월급모두를 부모님께 드렸는데 결혼할 때 4분의 1정도밖에 되돌려 받지 못하였다. 억울하고 속상했지만 부모님이라 차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싶었던 가장 필요한 말은 "내 딸밖에 없어”란 말이었는데 부모님은 한 번도 이 말을 딸에게 해 주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존재가 상실되는 느낌으로 살아왔다.
이제 결혼을 해 엄마 자신도 자신의 딸에게 “내 딸 밖에 없어”란 말을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는 이유는 “내 딸 밖에 없어”가 엄마 자신에게는 마음의 자물쇠가 돼 버렸던 것이다.
이제 자신을 위해 “내 딸 밖에 없어”란 말을 자신의 딸을 향하여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곧 엄마 자신의 자물쇠를 푸는 열쇠이기도 하다.
가슴이 말하는 것을 머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 밀란 쿤데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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