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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매개체 없이 관계할 수 없는 사람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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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5-07-08 10:47 조회3,5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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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매개체 없이 관계할 수 없는 사람의 외로움

윤정화의 심리칼럼(2015. 7. 6)

화성신문 기사입력 2015/07/08[09:24]

‘격식을 갖춘 사람으로 인간관계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내게 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때 격식을 갖추어야 하고 적절한 대접을 내가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자신이 사람의 구실을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고, 무엇인가 흠이 잡힐 것만 같고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될 것 같아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최선의 예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한다. 

 

이러한 삶은 만남의 관계에서 긴장감으로 이어지고 돌아서면 외로움만이 남는다. 

 

하루는 아내가 작은 물병 뚜껑을 따달라고 내게 내밀었다. 

 

나는 아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내게 부탁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짜증이 났다. 그래서 아내에게 “당신이 할 수 있잖아”라고 했다. 

 

아내는 당황한 기색을 얼굴에 가득 안은 채로 “섭섭하다”며 혼자 물병을 따고 돌아서서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오히려 아내가 이상했다. 무엇이 섭섭하다는 말이지? 

 

아내가 원하는 것은 물병을 따는 것을 통해 남편과의 관계를 원했지 결코 물병을 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에서 아내의 존재 그 자체 보다는 물병을 따는 것에 대한 능력(일)과 연결돼 바라보았던 것이다. 

 

어느날 사람들과 가벼운 만남의 시간이 있었다. 

 

나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복장으로 밥값은 내가 낼 작정으로 만남의 장소를 향했다. 

 

내가 들어갈 때 몇몇 사람들은 약간의 긴장을 했다. 

 

물론 나는 늘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긴장하는 편이다. 

 

결코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내가 방해하지 않도록 눈치 보며 그날 모임의 분위기를 최대한 조용히 잘 따라가기로 했다. 

 

사실 이러한 시간은 내게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긴장의 순간들이다. 

 

나의 긴장감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도 나로부터 긴장하고 불편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결코 마음을 주고받고 하는 편안한 관계의 연결보다 불편함과 거리감이 있는 외로움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정서적 친밀관계에서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으로 연결돼야한다. 반면에 노력하고 애쓰는 것으로 인간관계를 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고 거리감을 더욱 가지게 된다. 

자신 또한 더욱 외로워진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연결에는 중간매개체(격식이나 밥값등=노력)보다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 그 자체가 관계연결의 핵심이므로 있는 모습 그대로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일 존재가 비존재보다 좋지 않았다면, 존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 칼릴 지브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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