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 손에 칼을 들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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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6-09 19:11 조회3,462회 댓글0건본문
‘어쩌다 내 손에 칼을 들게 되었을까?’
화성신문/2016/06/18[10:30]
내 손에 칼이 들려있고 나는 그 칼을 들고 어머니께 소리쳤다. “왜 형보다 내가 더 못 한다고 무시 하냐고?” 어머니는 그때야 내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형과 비교하며 나를 비난하던 잔소리를 멈추었다.
나는 그러한 어머니의 모습도 싫고 나의 추한 모습도 싫어 들고 있던 칼을 바닥에 던지고 현관 밖을 뛰쳐나왔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와 섞인 나의 울부짖음은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고 달리고 또 달렸다.
주변을 둘러보았을 땐 이미 짙은 어둠이 찾아왔고, 사람들 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조용했다.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은데, 하지만 내 나이 이제 아홉 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어린아이가 밤늦게 가야할 곳은 집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 나는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천근만근 나의 몸은 나의 마음만큼이나 무겁고 힘겹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서 끔찍하게 싫고 도망치고 싶다. 나라는 존재 그 자체가 쓸모없는 것 같아 모든 것이 싫다.
어쩌다 내 손에 칼을 들게 되었을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하지만 이미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선택하고야 말았기에 후회스럽고 부끄럽다. 그리고 싫다. 내 자신이 싫다. 또한 원망스럽다. 부모님도 형도 모두가 원망스럽다. 세상을 향한 나의 원망과 후회 그리고 분노가 나를 휘감으며 도착한 곳은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다.
밤늦게 집에 도착하였을 때 가족은 모두 나를 걱정하며 기다렸다는 듯 조심스럽게 나를 반긴다. 나를 반기는 어머니 손에 형의 손이 꼭 쥐어져있고 형은 어머니 옆에 바짝 붙어 있다. 두 사람의 손은 꼭 쥐어져 있지만 내게는 손을 뻗어주지 않는다. 무척이나 익숙한 모습이고 내 자신이 다시 초라해지는 순간이다.
부모의 말과 행동은 거울에 비취듯 자녀에게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비교당하는 자녀가 아프다면 살아가는데 심리적 장애가 된다. 부모는 자녀를 향한 태도와 행동에 신중에 신중이 필요하며, 자녀들 간에 가벼운 비교의 말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형제의 개성을 비교하면 모두 살리지만 형제의 머리를 비교하면 모두 죽인다.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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