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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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5-16 00:33 조회3,458회 댓글0건본문
| '폭력과 요구' |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2016/05/11[10:14] 어제 나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편은 오늘 퇴근 후 외식을 하자고 전화가 왔다. 나는 그럴 줄 알았다며 담담하게 전화를 받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남편은 내 눈치를 보면서 히죽히죽 웃는다.
나는 어이없다는 듯 그리고 괜찮은 듯 씨익 웃어준다. 그리고 며칠 후 남편은 또 술을 마시고 퇴근했고 또 나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나는 이제 이 순간만 지나가기를 바라며 기다렸다. 몇 분이 지났는지, 아니 몇 시간이 지났는지 남편이 조용해지면서 씩씩거리며 침대로 가서 코를 드르렁 그리며 잠에 골아 떨어졌다.
내일 퇴근할 때쯤 또 전화가 오겠지, 그리고 나보고 외식을 하자고 하겠지, 그러면 나는 못 이기는 척 약속장소로 가서 같이 식사를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손잡고 집으로 오겠지. 신혼 때부터 시작된 이러한 모습에서 몇 년이 지났을 무렵 나는 폭력 후 남편의 전화를 받으면 요구하는 것이 생겼다. 외식 후 내가 가지고 싶은 명품을 사달라고 요구를 했다. 남편은 알았다며 나의 요구에 놀랐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내 요구에 응했다. 이러한 우리 부부의 삶은 10년이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정경제도 명료하지 않은 상태이다.
15년이 지난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온 아들이 내게 한 마디 불쑥 던졌다. “엄마 나도 엄마한테 몇 대 맞으면 내 휴대폰 새 것으로 바꿔줄 거야? 그러면 나도 맞고 싶다. 휴대폰 가지게” 나는 순간 멍해졌고 아들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남편의 폭력에 익숙해지면서 처음에 느꼈던 수치심은 무디어졌고, 폭력의 순간이 지나면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그릇된 욕심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기보다 내가 갖고 싶은 물건으로 나를 포장하며 채워가는 것으로 내 스스로 나를 거짓된 자로 변해왔다는 것을 아들을 통해 깨닫게 됐다.
아들은 마치 엄마의 삶이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충격이다. 나는 아들에게 새 휴대폰이 갖고 싶어 엄마한테 폭력을 당하고 싶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아들은 히죽히죽 웃으며 “엄마는 왜 아빠한테 폭력을 당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받아내는데”
자녀한테 오랫동안 폭력으로 노출된 부모님의 부부관계는 건강하지 않은 부부관계의 패턴으로 형성될 뿐만 아니라, 자녀는 부모님의 부부관계를 보면서 자신의 자아상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로 이어지는 사회성으로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은 부부관계의 모습은 초기부터 수정하여 건강한 방법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된다.
결혼이라는 것은 단순히 만들어 놓은 행복의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둘이서 행복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피카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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