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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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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05-16 00:32 조회3,5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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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 산다는 것’

윤정화의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04/27[08:56]

밤 11시에 끙끙 앓는 소리를 듣고 아이의 이마에 손을 얹어 보았다. 이마에 열이 펄펄 끊고 있다. 아이의 신음소리가 애타게 들린다. 나는 TV를 보는 남편에게 응급실로 가야 되니 운전을 부탁한다고 했다. 남편은 귀찮다는 듯 피곤하다고 둘이 택시타고 갔다 오라고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아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병원 응급실을 갔다. 아이는 다행히 큰 병이 아니고 감기몸살이라 해 처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남편은 집에 없었다.

 

새벽 2시쯤 되어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고 술 냄새가 났다. 나는 갑자기 밤늦게 어디를 다녀왔느냐고 물었더니 동료가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해 술한잔하고 왔다고 말했다. 나는 내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구나, 또 술친구는 만나러 뛰어 갔구나! 아이가 아파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은 남편에게 중요하지 않는구나! 물론 내가 아프다 해도 그대지 마음을 준적은 없다. 

 

시어머니께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말에 시댁에 다녀가라는 것이었다. 나도 맞벌이라 이제는 힘들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하지만 시어머니 성격을 알기에 며느리가 말씀드리기에는 조심스럽다. 남편에게 부탁을 해 보았다. 이번 주말에는 다른 일 핑계를 대고 쉬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 자신은 괜찮으니까 시어머니께 다니러 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두 번 말하기 싫어 이번 주말에도 1시간 거리의 시댁으로 다니러 갔다. 시댁에서 당일 있다가 나오고 싶어 남편에게 미리 부탁을 했는데 남편은 저녁에 시부모님과 깔깔대며 웃고 떠들며 밤 12시가 넘겼다. 시어머니는 이번에도 당연히 하룻밤 자고 갈 것이라고 생각해 방에 들어가 자라고 나와 아이에게 말하였다. 나는 불편한 속마음을 억누르며 방으로 들어가 아이와 함께 누웠다.

 

결혼 10년가량 거의 매주 시댁을 다니러 갔다. 생각해보면 나도 맞벌이인데 단호하게 내 입장에서 피곤하고 힘들다며 매주 오지 않고 가끔 시댁에 오고 싶다고 표현하지 못했다.  아마도 착한 며느리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내 스스로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이렇게 길게 오랫동안 이어질 줄을 몰랐고 지금도 그것을 유지해야만 하고 당연시 된 것이 시어른들도 싫고 남편도 밉다.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밉고 싫은 감정이 더욱 가슴 깊이 파고 들어와서 그런지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크다. 이제 맏며느리로 아내로 인정받기 보다는 내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하면 내가 진정 나다와질 수 있는가를 아는 일이다.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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