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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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6-11-02 20:55 조회3,447회 댓글0건본문
아내와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아내는 결혼 후 5년이란 세월동안 나로 인해 참으로 많이 울었다며 나에게 미련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해 내가 변하고자 하면 기다려줄 수도 있다고 한다. 그 변화의 내용은 내 아버지로부터 독립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나는 아버지가 무섭다. 아버지는 나를 항상 못났다고 비난하고 내가 부족하다며 좀 더 잘난 며느리를 데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이혼하면 좀 더 유능한 며느리를 만나 내가 좀 더 좋은 출세의 길을 갈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그러한 아버지가 싫고 벗어나고 싶지만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왜냐면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반항해 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원하는 출세의 길을 나도 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버지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인 나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나는 이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아버지의 꿈을 이루는 아들이 되고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 그리고 그 꿈을 잘 이루기 위해 늘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착한아들인 효자였다. 이러한 나는 아버지의 뜻을 어기는 불효자는 내 인생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나의 결혼생활에 깊숙이 개입하셨다. 아버지는 내 아내를 못 마땅해 하시고 며느리가 남편인 나를 출세시킬 만한 집안도 아니고 유능한 인물도 아니라며 내 아내를 무시하고 싫어하셨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내가 못나 보였고 아내가 싫어졌다. 그래서 우리 가정은 아내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보기 싫은 존재가 됐다. 마치 아버지가 보기 싫어하듯이 나도 아내를 보기 싫다며 무시했고 주말마다 나는 아버지를 찾아가 아버지께 순종하는 효자의 삶을 살아왔다.
이혼서류를 제출하고 돌아오는 날 아내가 부탁이 있다면서 사진 두 장을 내게 내민다. 결혼하기 전 활짝 웃고 있는 아내의 사진 한 장과 결혼 후 살이 많이 빠진 앙상하고 무표정한 얼굴의 아내의 사진 한 장을 내밀면서 자신의 얼굴을 웃는 얼굴로 치료해 줄 수 있는 치료자는 바로 남편인 나라면서, 내가 어른으로 그리고 남편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는 사실 아내가 왜 보기 싫은지 모르지만 아버지가 못난 며느리, 보기 싫은 며느리라고 해서 나도 자연스럽게 5년 동안 그냥 싫어했었다. 그런데 아내가 내게 부탁한 한 마디가 오늘 내 가슴을 파고든다. 자신을 치유해줄 유일한 대상이 바로 남편인 나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성인이 되면 좋겠다고 한다. 나도 나로 살고 싶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희망을 억지로 떠다 맡겨서는 안 된다.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스무 살 전의 자녀들의 기본적인 성격이나 기질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가진 그대로, 그가 표현하고 싶은 그대로를 존중해서 여러 가지 분야가 모여 전체를 이룬 사회에 적응하도록 하는데 있다. 부모의 희망과는 다른 희망을 표시했다 하더라도 부모는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찬성하고 반대하고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 찬성해 주면 자식은 용기를 얻을 것이며, 반대한다면 위축될 것이다. -로렌스 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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