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너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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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빛 작성일17-01-01 13:25 조회3,422회 댓글0건본문
| ‘나는 나 너는 너’ |
윤정화 심리칼럼 화성신문/기사입력/2016/12/28[16:35] 냉냉한 관계를 하고 지내온 지 벌써 20년이다. 이제 나는 이혼을 하려고 한다. 아내와 눈을 마주쳐 본지가 없어 아내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득하다. 그러고 보니 아내의 목소리도 기억에서 아련하다. 하지만 나는 아내와 지금까지 한집에서 살고 있다.
아내와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어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됐다. 나는 아내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이도 그다지 반갑지도 않은 상태로 결혼을 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결혼 후 아내가 있는 집으로 들어가기보다는 회사동료들과 어울리든가 친구들을 불러내어 술을 마시고 밤늦게 집으로 귀가했다.
아내는 처음에는 나를 기다리는 듯하더니 언젠가부터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듯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태어난 후 아내는 아예 나보고 더 늦게 집에 들어오라고 한다. 이유는 밤 10시쯤에 내가 집에 들어오면 아이가 현관문 여는 소리에 놀라서 자다가 깨기 때문이란다. 내심 섭섭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아예 퇴근 후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돌아다닐곳을 찾기도 하고 친구들을 불러내기도 하며 밤 12시가 넘어서 집으로 귀가하였다. 그런지 어언 20년이 되었다.
20년이란 세월동안 가정은 내게 없었다. 아내와 아이의 눈치를 보며 밤늦게 집으로 들아가 잠만 자고 다음날 아침일찍 출근했다. 나는 때로는 가정이 없는 사람처럼 혼자 즐기며 놀기도 하였고 심지어 주말마다 밖으로 나가 놀았다. 때로는 아내가 주말에 아이와 함께 놀아주기를 바랬지만 못 들은척 하면서 마음속으로 ‘왜 이제 와서 아빠노릇을 강요하지?’라는 짜증도 냈다. 그냥 ‘나는 나 너는 너’로 사는 것이 편하고 좋긴한데 하면서도 이제 20년이 넘어서고 보니 뭔지 모르게 공허하고 허전하다. 그래서인지 내 자신이 비참하기도 하고 때로는 음습하는 외로움에 가슴을 움켜 쥘때도 있다.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나는 어린시절 한집에서 살았다. 어린시절 할머니와 아버지는 냉냉한 관계였다. 나는 할머니를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가 이상하다하면서 내가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아버지는 할머니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냉냉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돌아보면 내가 냉냉한 부부관계를 하면서 한집에서 20년이란 세월을 지낼수 있었던 것은 이미 내가 어린시절 학습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가 결혼 후 그것을 나의 부부관게로 답습하고 있음이 이해가 된다. 돌아보면 나의 이러한 모습을 진작 이해하였다면 냉냉한 관계를 20년동안 유지하며 살지 않고 좀 더 다른 따뜻한 모습으로 살수있었을 텐데 라는 후회가 된다. 부부란 두 반신(半身)이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전체가 되는 것이다. -v.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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